일반산 (Ⅹⅲ)

봄비에 젖어 (검단산-군월산-남한산)

킬문 2025. 4. 13. 19:10

2025년 4월 12일 (토요일)

◈ 산행경로
하남검단산역(07:00)
검단산(08:32)
두리봉(09:24)
용마산(09:59)
은고개갈림길(10:35)
희망봉(10:43)
장작봉(12:02)
327.5봉
45번도로(12:31)
43번도로
군월산(14:24)
굴묶고개(15:24)
군두레봉(16:01)
새오고개(16:18)
두리봉(16:46)
망덕산(17:28)
검단산(18:08)
남문(18:46)
수어장대(19:13)
서문(19:24)
북문(19:37)
산성리(19:44)
경기광주역

◈ 산행거리
32.83km

◈ 산행시간
12시간 44분

◈ 산행기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산곡천을 건너 주민들과 함께 널찍한 임도 따라 유길준묘소를 지나 지레 껴입은 두꺼운 옷 대신 반팔 상의로 갈아입고 된비알로 이어지는 돌길을 힘겹게 치고 검단산(x658.4m)으로 올라가니 흐린 날씨에 예봉산 강우대만이 모습을 보인다.
미련하게 아랫배알미리로 떨어지다가 돌아와 거세게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진달래들로 수놓은 한적한 산길을 지나 고추봉이라고 하는 두리봉(x569.0m)을 넘어서 비구름에 가려있는 남한산을 기웃거리다 떠들썩거리며 달려오는 일단의 산객들을 보내고 몇 번이나 속아가며 낯익은 용마산(595.5m)으로 올라간다.
한편의 바위에 앉아 막걸리 한 컵에 샌드위치로 대강 점심을 때우고 뚝 떨어지는 너덜 길을 지나 은고개로 이어지는 검단지맥과 헤어져 환하게 진달래로 장식한 희망봉(x453.5m)을 넘어서 광지원리로 이어지는 나지막한 능선 따라 고갯마루 왼쪽의 샘터로 내려가 정갈한 약수 한 바가지 마시고 가풀막을 치고 357.6봉으로 올라간다.
평상에 앉아 성난 바람에 이리저리 날리는 꽃잎들을 보며 다시 막걸리로 허전한 속을 채우고 광지원터널 가는 길을 버리고 계속 이어지는 남동쪽 능선으로 꺾어 낡은 삼각점(이천401)이 있는 장작봉(334.3m)을 지나서 327.5봉에서 표지기들이 걸려있는 남쪽 지능선으로 내려간다.
45번 국도 따라 고속도로들을 통과하고 복잡하게 교차하는 도로들을 살피며 가까스로 번천을 건너 광주톨게이트에서 헤매다가 인도도 없는 43번 국도와 합류해 신호등을 찾아서 높은 분리대가 가로막은 도로를 한동안 역주행하다가 구세주 같은 지하 굴다리를 찾아 도로를 건넌다.
예보보다 빨리 떨어지는 빗방울을 맞으며 요양병원 옆의 남평문씨 종중 묘를 지나서 정수장 철망을 따라가다 낮은 산답지 않게 된비알로 이어지는 능선을 힘겹게 치고 광주시청에서 이어지는 산책로와 만나서 진달래들이 요란하게 피어있는 군월산(x344.4m)으로 올라간다.
정자에 앉아 주룩주룩 내리는 비를 피하며 미처 소주 한 병 못 챙겨온 자신을 탓하다 남은 막걸리로 쓸쓸함과 추위를 달래고는 검단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과 백마산줄기를 기웃거리며 357.4봉을 넘어 능선이 갈라지는 299.4봉에 올라서서야 군부대와 철망을 발견하고는 당황하게 된다.
올라오기 전의 리본 한 장이 걸려있는 안부로 되돌아가 흐릿한 인적을 따라가다 묵은 임도로 내려가 대강 산 사면을 치고 군 시설물들이 있는 굴묶고개를 건너서 가시나무들에 찔리며 막 순이 나오는 두릅들이 서 있는 철망 따라 청룡산에서 오는 주 능선과 만나 낡은 삼각점이 있는 군두레봉(380.0m)으로 올라간다.
남한산성은 아직 멀었는데 진행이 늦어져 쓰고 있던 우산을 접어 방풍 의로 대신하고 쏟아졌다 약해지곤 하는 비를 맞으며 새오고개를 건너 오늘따라 더 기운이 없는 다리를 채근해서 삼각점이 있는 두리봉(457.3m)에 올라 주위를 둘러봐도 비구름으로 오리무중이다.
줄줄이 이정표들이 놓여있는 완만해진 능선 따라 헤어졌던 검단지맥의 망덕산(x498.9m)에 올라 몇 년 전 카페 회원인 라이미님과 함께 왔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남은 막걸리를 아껴 마시고 서둘러 반질반질해진 산길을 지나서 부대 밑 헬기장에 검단산 정상석이 숨어있는, 남한산 최고봉인 옹성(x536.4m)으로 올라간다.
도로를 만나 실제 검단산(x523.9m)을 다녀와 부슬부슬 내리는 비를 온몸으로 맞으며 수은등이 하나둘 켜지는 적적한 도로를 마냥 걸어가다 잠깐씩 안내판을 보고 성남 누비길로 들어갔다가 다시 도로와 만나서 불이 훤히 켜진 남문과 만난다.
수은등 불빛만이 몽환적으로 비추는 포장도로 따라 그로테스크하게 서 있는 수어장대를 지나서 더 굵어지는 빗줄기에 다시 우산을 꺼내쓰고 서문으로 걸어가 실은 아까부터 생각하고 있었던, 늦더라도 검단지맥 따라 남한산 정상석을 다시 알현하고 은고개로 갈까 하는 고민을 하지만 거센 비에 한 치 앞도 헤아리기 힘든 짙은 안개를 핑계로 포기하고 북문으로 내려간다.
금방 나타난, 형형색색으로 불을 밝힌 유원지 상가의 식당 안에 옹기종기 단란하게 모여 앉은 사람들을 부러워하다 우산을 뒤집고 퍼붓는 빗줄기를 맞으며 도로로 나가 편의점에서 산 소주로 덜덜 떨리는 몸을 급하게 달래고는 광주 나가는 버스를 타고 광주역에서 3번이나 환승을 해 집으로 돌아온다.



▲ 산곡천



▲ 유길준묘소



▲ 검단산 정상



▲ 검단산에서 바라본 예봉산



▲ 팔당호



▲ 두리봉 정상



▲ 용마산 정상



▲ 희망봉 정상



▲ 장작봉 정상



▲ 남평문씨 종중묘



▲ 군월산



▲ 군월산 정상



▲ 군월산에서 바라본 검단산



▲ 백마산



▲ 굴묶고개



▲ 군두레봉 정상



▲ 가짜 청룡봉 정상석



▲ 새오고개



▲ 두리봉 정상



▲ 망덕산 정상



▲ 검단산 정상



▲ 남문



▲ 수어장대



▲ 서문



▲ 북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