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지맥 (Ⅰ)

도솔지맥 1구간 (도솔산-대암산-1057.6봉-광치령)

킬문 2006. 7. 13. 11:34
2006년 5월 14일 (일요일)

◈ 산행일정
상봉터미널
춘천터미널(06:00-07:15)
돌산령(09:04)
도솔산(09:33)
1304봉(10:57)
초소삼거리(11:38)
대암산(12:25)
초소삼거리(13:13)
벙커봉(13:44)
임도(13:51)
능선(14:24)
능선갈림봉(14:41)
임도(14:51)
임도삼거리(15:01)
1057.6봉(15:31)
무명봉(16:30-16:57)
800.2봉(17:26)
광치령(17:43)
광치터널(18:02)
남춘천역
성북역(21:45-23:25)

◈ 도상거리
지맥 13km (대암산왕복 3km)

◈ 산행시간
8시간 41분

◈ 동행인
쥐약, 건달, 정회장, 노고지리

◈ 산행기

- 도솔산
짙은 비안개로 도솔지맥 첫 구간을 제대로 못해 찜찜하던 차에 군인들의 제지로 도솔산을 오르지 못한 춘천의 쥐약님과 야생화 피는 봄날에 대암산을 다시 찾기로 약속을 하였다.
춘천터미널에서 기다리시던 춘천의 산꾼들과 만나 쥐약님이 운전하는 승합차로 소양호를 굽이굽이 돌아 양구를 지나고 453번지방도로를 올라서 안개 자욱한 돌산령 고갯마루에 선다.
고도 1000m가 넘는 고개 한켠에 차를 세우고 축축히 젖은 시멘트도로를 따라 올라가니 찬바람이 불며 몸이 떨려오지만 길가에는 벌써 여린 곰취들이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다.
군부대의 장승들을 지나고 지천에 널려있는 곰취들을 따 가며 참호들이 파여있는 능선으로 올라가면 오늘 역시 진한 운무로 한치 앞을 볼 수 없어 안타까워진다.
안개에 젖어있는 능선을 조금 따라가니 도솔산(1147.9m) 정상이 나오는데 글씨 없는 삼각점과 전적탑이 서있고 아쉽게도 전적비는 산산조각이 나 땅바닥에 뒹굴고있으며 두밀령으로 갈라지는 능선도 가늠할 수 없다.



▲ 돌산령



▲ 군부대 장승



▲ 도솔산 정상



▲ 도솔산 삼각점



- 1304봉
참호들이 있는 암릉지대를 넘고 평소에는 시야가 훤히 트일 전망대들을 지나서 덤불사이로 야생화들이 곱게 피어있는 한갓진 산길을 따라간다.
군전화선들이 이어지는 완만한 진녹색의 초지를 이리 저리 따라가면 나물꾼들이 다녔는지 샛길들이 많이 나있고 해가 나오며 주위의 멋진 암벽들이 조금씩 모습을 보여준다.
묵은 헬기장인지 녹슨 철조망들이 깔려있는 초지 공터에서 한동안 곰취들을 뜯다가 고도를 높히며 한적한 능선길을 올라가니 서서이 안개가 걷히며 왼쪽으로 그 유명한 해안면의 펀치볼 분지가 내려다보인다.
봄바람에 하늘거리는 곰취들을 뜯으며 햇볕 따사한 임릉길을 올라가면 조그만 지적도근점과 쓰러진 붉은 깃발이 보이고 앞에는 1304봉을 차지하고있는 군부대의 통신탑들이 솟아있어 긴장이 된다.
정상 바로 밑에서 간식을 먹고 비포장 군사도로로 내려가다 절개지를 치고 오르니 군부대 초소가 바로 앞이고 초병도 보이지만 그냥 지맥이 이어지는 남쪽을 향해 유유자적 능선을 따라간다.



▲ 한적한 능선길



▲ 안개가 걷히며 보이는 통신탑이 서있는 1304봉



▲ 지적도근점



▲ 군부대가 있는 1304봉 정상



- 대암산
작은용늪이 있는 도로 옆으로 군부대를 바짝 끼고 참호가 파여있는 관목숲으로 들어가니 앞이 트이며 왼쪽으로 대암산의 정상 암봉들이 우뚝한 모습을 보여준다.
온갖 초본류들이 빽빽하게 자라고있는 초원을 따라 그야말로 군락을 이루고있는 곰취들을 욕심껏 뜯으며 내려가면 철조망이 나오고 다시 군사도로와 만난다.
군초소가 서있는 삼거리에서 도솔지맥은 계속 남쪽으로 이어지지만 동쪽으로 1.5km 떨어져있는, 이 근방의 맹주격인 대암산을 향하여 왼쪽으로 꺽어져 그 유명한 큰용늪으로 내려간다.
나무계단을 한동안 내려가니 잎은 곰취와 비숫하지만 맹독성이 있다는 동의나물과 온갖 야생화들이 지천에 깔려있고, 물이 줄줄 흘러 들어가는 넓은 습지가 나오는데 1000m가 넘는 고산지대에서 이런 물줄기를 본다는 것이 참으로 신기하게 느껴진다.
삼거리로 돌아와 지뢰경고판이 있는 철조망 따라 군사도로를 타고 대암산을 향하면 푸른 초지가 이어지다가 암릉을 휘돌며 좁은 산길로 변한다.
간간이 붙어있는 표지기들을 보며 암봉을 왼쪽으로 우회하여 바위들을 잡고 대암산(1304.0m) 정상에 오르니 삼각점은 찾을 수 없지만 넓직한 바위에서는 사방으로 조망이 트이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긴장했었던 가슴이 뚫린다.
과일을 먹으며 주위를 휘둘러보면 앞에는 군부대가 있는 1304봉너머로 대우산이 우뚝하고 철책선으로 막혀있는 분단의 현장이 마치 도로처럼 생생하게 보이며, 남동쪽으로는 지맥에서 꺽어져 872.9봉과 644.4봉을 지나 원통과 인제를 가르며 길게 이어지는 산줄기가 장쾌하게 흐르고, 바로 밑으로는 서흥리에서 1038.1봉을 지나 암릉으로 이어져 올라오는 험한 능선이 내려다 보인다.



▲ 1304봉에서 바라본 대암산



▲ 나물밭을 이루고있는 초원



▲ 군초소 삼거리



▲ 큰용늪1



▲ 큰용늪2



▲ 큰용늪3



▲ 큰용늪4



▲ 동의나물



▲ 암봉에서 바라본 대암산



▲ 대암산 정상



▲ 대암산에서 바라본 1304봉



▲ 대암산에서 바라본, 광치령으로 향하는 도솔지맥



▲ 대암산에서 바라본, 872.9봉을 지나 원통으로 향하는 긴 산줄기



▲ 서흥리에서 1038.1봉을 지나 대암산으로 이어져 올라오는 능선



▲ 흐릿하게 보이는 펀치볼 분지



- 군사도로
날만 좋으면 뚜렸하게 보였을 설악산을 그려보며 거센 바람 부는 산정을 내려가 삼거리초소로 돌아오니 이젠 어려운 산행이 끝났다는 생각이 들며 마음이 풀린다.
마루금을 바짝 끼고 돌아가는 비포장 군사도로를 따라가다 족적을 발견하고 능선으로 올라가면 역시 뚜렸한 등로가 이어지고 생태공원이나 후곡약수쪽에서 왔었는지 산악회의 표지기들도 간간이 눈에 띈다.
따사한 햇볕이 내리쬐는 얼레지 가득한 산길을 올라 무명봉을 넘고 군사도로로 내려가니 먼저 갔을 선두 일행들의 흔적이 모호해진다.
물이 나오는 샘터에서 점심을 먹고간다고는 했지만 어디 쯤인지를 몰라 계속 도로를 따라가니 따지않은 두릅들이 그냥 남아있어 아직 지나가지 않았음을 짐작케 해준다.
어느 정도 가면 만나리라 생각하고 혼자 계속 군사도로를 따라가다 1122.4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으로 올라가면 꾸불 꾸불 이어지는 도로가 내려다보이고 등로도 더 뚜렸해진다.
일행들을 찾아보며 1122.4봉이 앞에 보이는 헬기장봉을 올라 멋지게 솟아있는 대암산을 구경하다 후곡약수터와 이어지는 능선을 버리고 남동쪽으로 꺽어 참호들이 파여있는 까시덤불길을 내려간다.



▲ 능선이 갈라지는 헬기장봉에서 바라본 1304봉과 대암산



▲ 헬기장봉에서 바라본, 도솔령에서 이어져 올라오는 지맥



- 1057.6봉
다시 임도와 만나고 헬기장이 있는 임도삼거리로 내려가 홀로 서서 김밥으로 늦은 점심을 먹으려니 회오리바람이 휘몰아치며 건초들이 하늘로 날아오른다.
한적한 임도 따라 산으로 오르고 푸른 소나무들이 많이 서있는 억새길을 따라가며 작년 이맘때 비를 맞으며 광치령에서 거꾸로 오리무중의 산길을 따라 걷던 기억을 떠 올린다.
벙커들을 지나고 진녹색 초지가 펼쳐지는 능선 따라 삼각점(인제303/2004재설)이 있는 1057.6봉에 오르니 덤불들과 노란 야생화만 반길뿐 벙커주위에는 적막각만 감돈다.
한참 뒤에 있는 일행들과 통화하고 기다리는 사이에 주위 사면을 돌며 잘 자란 곰취들을 양껏 따고 보이지 않는 더덕들을 찾으며 시간을 보낸다.
한시간을 기다려 느긋하게 점심을 먹고오는 일행들과 만나서 이어지는 정남쪽 능선으로 내려가면 등로는 조금씩 희미해지고 억센 관목들이 길을 막는다.



▲ 임도 삼거리



▲ 1057.6봉 정상



- 광치령
간혹 보이는 엄나무순을 뜯으며 청정한 산길을 내려가다 무명봉에서 오른쪽으로 꺽어져 내려가 잡목가지에 팔을 긁혀가며 울창한 숲을 뚫는다.
모처럼 암릉지대를 내려가 관목들을 헤치며 올라가니 삼각점이 있는 800.2봉이 나오는데 정상주위는 허물어져있어 지나치기 쉽고 전에 역으로 진행할 때도 삼각점을 미처 찾지 못했던 봉우리이다.
조금씩 기억나는 산길 따라 구덩이가 파여있고 벌목된 무명봉에서 왼쪽으로 꺽어 내려가면 오른쪽으로 빽빽한 잣나무 조림지대가 펼쳐져 숲은 어둠침침하다.
반원을 그리며 잡목들을 헤치고 내려가니 눈에 익은 통신탑이 서있는 옛 광치령이 나오고 돌산령에서 나물만 뜯다 내려갔던 여성분들이 기다리고있다.
설악산이 잘 보이던 옛길을 조금 내려가다 무작정 사면을 치고 내려가면 차소리가 크게 들려오기 시작하고 곧 양구와 원통을 잇는 31번국도상의 광치터널 옆으로 떨어진다.
비안개속에서 도솔산과 대암산도 못 가보고 엉뚱한 곳에서 헤메다가 후곡약수로 하산했던 도솔지맥의 첫 구간을 마무리하고 개운한 마음으로 군생활을 했던 양구읍내를 기웃거리며 춘천으로 향한다.



▲ 800.2봉 정상



▲ 광치령



▲ 광치터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