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지맥 (Ⅰ)

도솔지맥 2구간 (915.2봉-작은도리지고개-봉화산-46국도)

킬문 2006. 7. 13. 11:36
2005년 12월11일 (일요일)

◈ 산행일정
상봉터미널
춘천터미널(05:40-06:53)
양구터미널(07:10-08:13)
광치터널(08:31)
광치령(08:51)
902.4봉(09:25)
공터봉(10:21)
개골령(10:30)
909.2봉(10:44)
915.2봉(11:11)
군부대우회(11:35)
첫이정판(11:45)
두무동고개(12:34)
점심(12:40-13:05)
무명봉(13:35-14:02)
헬기장(14:26)
작은도리지고개(14:42)
도리지고개(15:04)
573.5봉(15:14)
송전탑(15:42)
봉화산(16:45)
오른쪽하산로(17:19)
능선갈림길(17:25)
임도(17:58)
46번국도(18:39)
남춘천역
청량리역(21:45-23:21)

◈ 도상거리
약 24km

◈ 산행시간
9시간 48분

◈ 동행인
쥐약

◈ 산행기

- 광치령
연속된 장거리산행으로 피곤해진 몸을 눕히고 잠에 빠져있다가 춘천에서 기다리던 쥐약님의 전화를 받고 깨어보니 벌써 터미널앞인데 다행히 양구 첫차시간인 7시가 안되어 안도를 한다.
또한 상봉에서 춘천가는 첫차를 타더래도 대개 7시가 넘어 도착하므로 양구 첫버스를 타기가 곤란했는데 최근에는 버스시간이 7시 10분으로 늦쳐졌다고 하니 더욱 잘 된 일이다.
택시로 광치터널에서 내려(12,000원) 물레방아가 있는 휴게소에서 채비를 차리고 왼쪽 가파른 산길로 임도에 올라 통신탑이 서있는 광치령 고갯마루에 서면 파아란 겨울하늘아래 설악산과 가리봉이 웅대한 모습을 보인다.



▲ 광치터널



▲ 광치령



- 909.2봉
임도따라 헬기장을 지나고 벙커가 있는 산길로 들어가도 금방 임도와 만나며 꾸불꾸불 얼어붙은 임도는 능선을 바짝 따라간다.
군의 교통표시판들이 서있는 임도를 올라가다 산으로 들어가 벙커와 참호들을 지나 군시설물들이 있는 902.4봉에 오르니 삼각점은 보이지않으며 시야가 훤히 트여서 대암산에서 광치령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확연하고, 군부대가 있는 915.2봉도 전면으로 가깝게 보이며, 가야 할 봉화산과 사명산이 인상적으로 솟아있다.
헬기장을 지나 다시 임도를 따라가면 임도는 왼쪽으로 휘며 인제읍으로 이어지는 긴 산줄기로 향하고, 남쪽 산길로 들어서니 낮으막하게 능선이 이어지며 얕은 눈이 깔린 낙엽위로 뚜렸한 족적이 나타난다.
뺨이 얼얼하고 귀가 아려오는 강추위속에 잔봉들을 넘고 마른가지들을 헤치며 참호들이 파여있는 능선을 따라가면 작은 헬기장이 있는 공터봉이 나오는데 반갑게도 신경수님의 표지기 한장이 걸려있다.
오른쪽으로 길이 뚜렸한 개골령을 넘고 넓은 헬기장인 909.2봉에 올라 떡과 음료수를 먹으며 구름 한점 없는 파란 겨울하늘을 바라보다 봉화산을 넘을 것인지 속으로 시간을 헤아려본다.



▲ 902.4봉 정상



▲ 902.4봉에서 바라본 대암산과 이어져 내려오는 산줄기



▲ 902.4봉에서 바라본 설악산과 백두대간



▲ 902.4봉에서 바라본 오른쪽의 915.2봉



▲ 902.4봉에서 바라본 왼쪽의 봉화산과 오른쪽의 사명산



▲ 개골령



- 915.2봉
동쪽으로 꺽어져 뚜렸한 산길을 따라가면 군부대 철조망이 나오고 915.2봉 정상쯤으로 올라가니 역시 조망이 트여서 대암산에서 이어오는 산줄기들이 잘 보이고 내내 시야를 따라오는 사명산은 거산처럼 높게 솟아있다.
철조망 왼쪽으로 들어가 산짐승들이나 다녔음직한 사면을 나무들을 잡고 넘어가면 온갖 쓰레기들이 버려져있고 녹슨 철조망들이 사방에 깔려있어 옷과 신발을 잡아챈다.
까시덤불들을 헤치며 철조망따라 급사면을 돌아 군부대를 완전히 우회해서 비포장도로로 올라서니 앞에서 보기와는 달리 부대가 상당히 크게 자리잡고 있다.
전신주들이 서있는 넓직한 비포장도로를 내려가면 '솔능선'이라는 군이정판이 서있고 두무동고개까지는 3200m, 35분이라 적혀있다.
소양강을 향하여 남동쪽으로 길게 이어져 내려가는 능선 갈림길을 지나서 남서쪽 도로를 따라가니 솔능선이라는 말처럼 큰 소나무들이 양쪽으로 도열해있어 기분이 상쾌해진다.
피라미드처럼 뾰족하게 솟아있는 봉화산을 바라보며 도로를 내려가다 545.8봉의 삼각점을 찾으려 여기저기 봉우리를 기웃거려 본다.
도로가 북쪽으로 급하게 휘는 지점에서 산으로 들어가 무덤들을 연신 지나고 가파른 사면으로 두무동고개로 내려서니 차량들이 다니는 이차선 포장도로이고 커다란 두무리마을 이정석이 서있다.



▲ 915.2봉



▲ 915.2봉에서 바라본 대암산과 이어지는 산줄기



▲ 915.2봉에서 바라본, 오른쪽으로 꺽어져 두무동고개로 내려가는 산줄기



▲ 솔능선 이정표



▲ 두무동고개



- 작은도리지고개
절개지를 올라 쓰러진 나무들이 지저분하게 널려있는 산길을 올라가다 양지바른 곳에 자리를 잡아 소주 한잔에 점심을 먹고있으려니 금방 추위가 몰려오며 몸이 떨린다.
북쪽으로 올라가다 남서쪽으로 꺽어져 지능선들이 갈라지는 무명봉에서 산길을 찾으며 20여분 시간을 보내고 북으로 휘듯이 남서로 이어지는 능선을 찾아간다.
왼쪽으로 가깝게 돌아가는 임도를 바라보며 참호들이 파여있는 안부를 지나서 넓은 헬기장으로 올라서면 양구와 신남을잇는 46번국도가 내려다보이고 봉화산은 더욱 위압적인 모습으로 다가선다.
뚜렸한 길따라 작은도리지고개로 내려가니 산불초소에 누워있던 산불지기가 나오더니 광치령에서 왔다는 말에 놀라며 봉화산은 사격이 없으니 괜찮을 거라고 하신다.
통신탑과 전차방호벽이 서있는 비포장도로인 작은도리지고개가 원래 오늘 산행의 목표인데 아직 해가 중천에 떠있어 쥐약님과 의논하고 다소 무리가 되더래도 봉화산을 넘기로 결정한다.



▲ 작은도리지고개


- 봉화산
밧줄을 잡고 절개지를 올라가면 산악회의 표지기도 니타나고 봉우리를 넘어 좌우로 길이 뚜렸한 사거리안부인 도리지고개로 내려가니 쓰레기들이 많이 버려져있다.
싸리나무지대를 지나고 억새밭따라 573.5봉에 오르면 글씨없는 삼각점과 FOB라 쓰인 군삼각점 두개가 있으며 조망이 좋아서 대암산부터 915.2봉을 거쳐 지금껏 이어왔던 산줄기가 잘 보이고 남면일대가 훤하다.
서둘러 억새밭을 뚫고 올라가면 봉화산에서 남쪽 소양강으로 기세좋은 산줄기 하나가 뻗어 나가고 높은 송전탑들이 모습을 보인다.
봉우리를 올라 계속 남서쪽으로 방향을 잡고 급하게 떨어져서 커다란 송전탑을 만나면 이제 봉화산은 가깝게 보이기는 하지만 그 사이에 연속적으로 솟아있는 봉우리들이 보여 만만치않게 느껴진다.
봉화산 오름길이 시작되고, 푸른 소나무들이 서있는 묘한 모습의 정상부를 바라보며 봉우리들을 오르면 또 다른 첨봉들이 연이어 나타난다.
봉우리들을 넘고 검은 바위들을 휘돌아 올라가니 포사격장이 있는 남면쪽으로는 산불지대들이 보이고 온통 억새밭으로 이루어졌으며 산마루의 나무들은 모조리 베어져있다.
진땀을 흘리며 가파른 바위지대를 지나 삼각점(인제25/1986재설)이 있는 봉화산(874.9m) 정상에 오르면 사방으로 걸리는 것이 없어 빙 돌아 화악산, 대성산, 대암산, 설악산, 가리산, 사명산등 고산들을 볼 수있고, 이름도 모를 수많은 산봉들이 시야에 들어오며, 푸른 소양호와 남면일대가 발아래로 시원하게 펼쳐진다.



▲ 573.5봉 정상



▲ 573.5봉에서 바라본 지나온 산줄기



▲ 573.5봉에서 바라본 봉화산



▲ 봉화산 정상부



▲ 봉화산 정상과 사명산



▲ 봉화산에서 내려다본 남면일대



▲ 봉화산에서 바라본 지나온 산줄기



- 능선갈림길
점점 힘을 잃으며 마지막 붉은 빛을 토해내는 태양을 바라보다 세차게 휘몰아치는 찬바람을 맞으며 재킷을 걸치고 마지막으로 간식을 먹어둔다.
억새밭을 헤치며 산악회의 표지기들을 확인하고 계속 남서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가며 북서쪽으로 얕으막하게 떨어지는 산줄기를 신경쓰며 찾는다.
날은 점점 어두어지고 급한 마음으로 봉우리를 내려서니 오른쪽으로 돌무더기가 쌓여있는 하산로가 보이고 표지기들도 걸려있어 제능선을 찾지못하면 탈출할 곳으로 점 찍어둔다.
어둑어둑해지는 안부를 넘어 오른쪽을 주시하며 봉우리를 올라가니 다행히 사면에 신경수님의 하얀 표지기 몇개가 걸려있는데 표지기가 없으면 전혀 예상할 수도 없는 곳이다.


- 46번국도
길 흔적도 없는 수직으로 떨어지는 눈덮힌 사면을 쭉쭉 미끄러지며 내려가면 점차 능선의 형태가 나타나고 랜턴불빛에 왼쪽으로 목장철선들이 보인다.
흐릿한 족적을 따라 한동안 내려가니 임도가 나타나는데 여기서 북서쪽으로 방향을 잡아 내려가도 무성한 억새밭에서 길은 안 보이고 도통 지형을 알 수가 없다.
낮은 구릉처럼 이어지는 마루금을 포기하고 다시 임도로 올라와 오른쪽으로 임도를 타고가면 금방 왼쪽으로 작은 임도가 나오는데 방향도 맞고 낮은 능선형태의 길이라 따라가지만 곧 길은 사라진다.
밭들을 넘어 마을의 불빛을 바라보며 공사중이라 파헤쳐진 도로를 따라가니 마을이 나타나고 46번도로에는 석현리(공리)라 쓰인 표지석이 보이니까 아마 공리고개에서 약간 왼쪽인 석현리쪽으로 내려왔을 것이다.
운 좋게 서울가는 택시를 금방 잡아타고 춘천까지 와 기차표를 끊고는 식당으로 들어가니 하루종일 추위에 떨었던 몸이라 펄펄 타 오르는 난로가 반갑기 그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