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맥

영산기맥 3구간 (고산-고성산-태청산-연정재-선치)

킬문 2006. 7. 13. 15:52
2006년 3월 26일 (일요일)

◈ 산행일정
강남터미널
광주터미널(00:55-03:56)
장성터미널(06:00-06:27)
암치재(06:50)
고산(07:33)
가래재(08:06)
깃발봉(08:54)
고성산(09:08)
깃재(09:48)
월랑산(10:32)
궁감매임도(10:54)
몰치재(11:15)
537.1봉(11:38)
태청산(12:00)
마치(12:32)
장암산(13:08)
사동고개(13:31)
덤바위(13:54)
월암산(14:24)
능선갈림길(14:50)
사거리안부(15:02)
연정재(15:11)
임도(15:40)
뱃재(16:02)
삼거리안부(16:11)
무명봉(16:32)
흰바위재(16:51)
바위안부(17:21)
무명봉(17:33)
무명봉(17:43)
선치(17:52)
영광터미널(18:10)
강남터미널(18:20-22:25)

◈ 도상거리
약 22.8km

◈ 산행시간
11시간 02분

◈ 산행기

- 고산
광주터미널옆의 유흥가 식당에서 왁자지껄 소주를 마시며 밤을 지새는 젊은 사람들과 이른 아침을 먹고 추위에 떨며 기다리다 6시 첫차를 타고 장성으로 간다.
미리 연락해 놓은 택시로 893번 지방도로상의 암치재에서 내리니 요금은 17,200원이 나오지만 마음씨 좋은 기사분은 두번째라고 15,000원만 받고는 산행 잘하라 크랙숀을 울리며 손을 흔들고 내려간다.
앞에 우뚝 서있는 고산을 바라보며 과수원옆의 임도로 올라가다 산속으로 들어가면 노오란 생강나무꽃들이 활짝 피어 반겨주고 진달래들은 막 분홍빛 꽃망울을 터트리려 애를 쓰고있다.
잡목들을 헤치며 길도 없는 가파른 사면을 치고 올라 뚜렸한 등로와 만나서 산죽지대를 따라가니 남도의 찬바람이 불어오며 땀이 마르고 가벼운 한기가 느껴진다.
암릉 따라 억새밭을 지나고 최근 설치한듯한 정상석과 안내판이 서있는 고산(526.7m)의 너른 암봉에 오르니 조망이 시원하게 트여서 구황산너머로 내장산에서 이어 온 기맥줄기가 잘 보이고 앞으로는 고성산이 산객을 기다리며 우뚝 서있다.



▲ 암치재



▲ 고산 정상



▲ 고산에서 바라본, 지나온 구황산



▲ 고산에서 바라본 고성산



- 고성산
탄탄하게 잘 나있는 등산로 따라 옛 성터를 지나 이정표에 촛대봉이라 쓰인 전망봉에서 상금리일대를 내려다보고 '상금고인돌'쪽인 남동 방향으로 꺽어진다.
쌍묘를 지나서 뚜렸한 길을 무심코 내려가다 보면 기맥은 왼쪽 바로 위로 지나가지만 그냥 등로를 따라 내려가 '가릿재삼거리' 이정표가 있는 임도와 만나고, 조금 위의 가래재(기미치)에 올라서니 성황당 흔적이 있고 사격장 경고판이 서있으며 관리표찰번호가 적힌 고인돌들이 십여기 누워있다.
고개를 건너 펑퍼짐한 측백나무숲으로 들어가 능선을 가늠하고 올라가면 억센 관목들과 까시나무들이 거치장스럽지만 화사한 진달래꽃들이 간혹 나타나 위안이 된다.
잡목들을 헤치며 암봉을 지나고 거친 산죽들을 뚫고 붉은 깃발이 펄럭이는 전위봉에 힘겹게 올라서니 조망이 확 트여서 발밑으로 사격장과 군부대가 내려다보이고 내려온 고산은 거산처럼 당당한 모습을 보여준다.
전망이 좋은 바위지대들을 통과하고 새들이 노니는 덤불지대와 헬기장을 지나서 고성산(546.3m) 정상에 오르니 깃대봉이라 쓰인 정상석과 삼각점(고창26/복구1990)이 있으며 멀리서부터 햇빛에 반사되던 것은 글씨가 지워진 안내판이다.
넓은 억새밭으로 이루어진 정상에서는 시야가 막힘이 없어 깃재와 월랑산을 지나 태청산을 향하여 시계 반대방향으로 이어지는 기맥의 흐름이 한눈에 들어오고, 인근의 전답과 저수지들이 시원스럽게 펼쳐지며, 밑으로는 넓게 자리 잡은 삼계농공단지가 내려다보인다.



▲ 가래재



▲ 깃발봉에서 바라본 고산



▲ 고성산 정상



▲ 고성산에서 바라본 오른쪽의 월랑산과 뒤의 태청산



- 월랑산
남서쪽으로 조망이 거침없이 트이는 암릉을 내려가면 가파른 돌길에는 흰 밧줄들이 걸려있고 작은 묘가 있는 바위지대를 지나며 길이 완만해진다.
탄탄한 등로는 왼쪽에서 올라오는 임도를 만나며 끝이 나고, 능선으로 붙어 무덤들이 있는 봉우리에 올라서니 금방 베어진 측백나무들이 겹겹이 깔려있고 밑에서는 기계톱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온다.
길을 막는 나무들을 피해서 까시덤불들을 헤치며 816번 지방도로상의 깃재로 내려가면 필암서원을 비롯한 여러 안내판들이 서있으며 식당을 영업하는 깃재산장이 바로 옆이고 막 장성에서 출발한 농촌버스 한대가 올라오고있다.
통나무계단으로 올라가 송전탑을 지나서 커다란 나무들이 곳곳에 쓰러져있기는 하지만, 최근에 산죽과 잡목들을 정비한 넓직하고 기분 좋은 길을 따라간다.
다시 송전탑을 지나고 더워진 날씨에 땀을 흘리며 생강나무꽃 만발한 화창한 봄길을 유유자적 따라가다 전망봉의 바위위로 오르니 고산과 고성산이 잘 보이고 이후 길은 거칠어진다.
봉우리를 둘러 싸고있는 암벽들을 바라보며 소나무와 삼각점(145)이 있는 월랑산(458m)에 올라 바위에 걸터앉아 잠깐 떡으로 요기를 하고는 남동쪽으로 꺽어 내려간다.



▲ 깃재



▲ 전망대에서 바라본 고산과 고성산



▲ 월랑산 정상



- 태청산
빽빽한 까시나무와 잡목가지들을 헤치며 내려가면 무덤을 만나며 길이 좋아지고 측백나무숲 따라 궁감매로 내려가니 옆에는 잔 자갈 깔린 넓은 임도가 지나가고 태청산등산로 안내판이 서있다.
'태청봉 3.4km' 이정표가 있는 고개에서 무덤봉을 넘어 작은몰치라고 하는 사거리안부를 지나고 굵직한 측백나무와 소나무들이 마주보고있는 넓은 등로를 따라가며 무더운 여름에도 무척 시원하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태청봉 2.0km' 이정표가 있는 몰치재를 넘고 쓰레기들이 버려져있는 마른 산길을 올라가니 등로는 537.1봉을 사면으로 우회하며 줄곳 이어진다.
안부에서 왼쪽으로 꺽어 억새들이 우거진 봉을 지나고 우뚝 솟은 태청산을 바라보며 537.1봉에 오르면 삼각점(고창471/1984재설)이 있고 역시 억새가 우거져있으며 조망도 좋다.
갈림길로 돌아와 헬기장을 거푸 지나고 오른쪽 산림도로로 내려가는 갈림길에서 다시 헬기장을 지나 돌탑이 있는 태청산(593.3m) 정상에 오르니 땅에 몸체가 묻힌 삼각점과 정상석이 있으며 사방으로 막힘이 없다.
바위위에 올라 멀리 불갑산으로 이어지는 기맥길을 확인하고 발밑으로 드넓게 자리잡고있는 상무대와 대마면의 전답과 남산제를 바라보다 먼저 올라온 등산객들이 건네주는 과일을 먹으며 휴식을 취한다.



▲ 궁감매



▲ 몰치재



▲ 537.1봉 오르며 바라본 태청산과 뒤의 장암산



▲ 537.1봉 정상



▲ 태청산 오르며 바라본 지나온 기맥의 산줄기



▲ 태청산 정상



▲ 태청산에서 바라본, 왼쪽의 불갑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 장암산
10여분 이야기를 나누고 이정표상 마치재를 가리키는 남서쪽으로 내려가다 법당가는 길을 버리고 오른쪽으로 꺽어져 산죽지대를 지나서 급하게 떨어져 내려간다.
뚜렸한 사거리안부인 마치로 내려가니 이정표들이 서있고 '장암산 2.7km'라 적힌 작은 나무팻말이 보이며 돌무더기들이 잔뜩 쌓여있어 예전에는 통행이 잦았던 길임을 알 수 있다.
봉우리를 넘어 작은마치라고 하는 안부를 지나고 완만하게 이어지는 오르막길을 한동안 올라가면 철쭉같은 작은 묘목들이 심어져있는 봉우리가 나오고 이정표가 서있으며 왼쪽의 상무대로 길이 갈라진다.
오른쪽으로 꺽어져 넓은 길따라 마루금에서 200여미터 떨어져있는, 활공장이 있는 장암산(481.5m)에 오르니 억새밭에 삼각점(고창311/1984재설)과 커다란 정상석이 있고 역시 조망이 시원하게 트여서 불갑산으로 이어지는 낮은 봉들이 잘 보이고 멀리 고산에서 고성산과 태청산을 지나 지금껏 이어 온 산줄기가 시야에 들어온다.
갈림길로 돌아와 상무대쪽으로 내려가면 벌목되어서 넓혀진 임도수준의 황톳길이 이어지는데 최근 공사를 했는지 마른 흙먼지가 풀풀 일어난다.
왼쪽으로 군골프장을 내려다보며 사동마을과 저수지가 가까운 이차선 포장도로인 사동고개(덤바위재)로 내려서니 '장암선도로준공기념비'와 등산로안내판이 서있고 바로 위가 골프장 정문이다.



▲ 마치



▲ 장암산 정상



▲ 장암산에서 바라본 지나온 산줄기



▲ 장암산에서 바라본, 불갑산으로 낮게 이어지는 산줄기



▲ 장암산에서 내려다본 대마면 일대



▲ 사동고개



- 연정재
절개지를 올라가면 울창한 대숲이 나타나고 대나무들이 쓰러져있는 묵은 길을 어렵게 통과해서 길도 없는 잡목숲을 헤치면 무슨 용도인지 가느다란 흰줄이 매어져있다.
왼쪽에서 올라오는 좋은 길과 만나서 지형도상 덤바위에 올라서니 분성산(318m)이라 쓰인 작은 정상석이 서있고 나무의자 두개가 놓여있으며 옆은 헬기장이 있다.
잘 나있는 길 따라 잔 봉우리들을 넘어 올라가면 월암산 갈림길이 나오고 기맥은 왼쪽이지만 봉화의 달바위봉을 떠 올리며 500여미터 떨어져있는 월암산을 다녀오기로 한다.
서쪽으로 꺽어져 흐릿한 족적을 보며 잡목이 울창한 봉우리를 지나고, 남쪽으로 꺽어서 계속 나타나는 육훈 시멘트말뚝을 보며 월암산(350.9m)에 오르니 묵은 헬기장같은 정상에는 나무들만 서있고 구덩이 하나가 파여있으며 삼각점은 보이지않는다.
월암산에서 엉뚱한 곳으로 내려가다 돌아와, 사방 잡목으로 둘러쌓인 숲속에서 방향을 못 잡고 헤메다가 간신히 갈림길로 돌아와 식은 땀을 딱으며 임시로 표지기를 붙히지 않았던 자신을 책한다.
남동쪽으로 꺽어져 좌우로 뚜렸한 길과 만나는 안부로 내려서니 길은 사라지고 까시와 잡목들을 헤치고 봉우리에 올라서니 최근 조성한듯한 참호가 파여있고 줄들이 쳐져있다.
왼쪽으로 이어지는 넓은 황토길을 따라 내려가면 비포장도로가 지나가는 연정재가 나오고 한적한 고갯마루에는 부대가 가까운지 군시설물들이 놓여있다.



▲ 분성산 정상석



▲ 월암산 정상



▲ 연정재



- 뱃재
까시나무들을 헤치며 절개지를 올라가면 뚜렸한 등로가 나타나지만 올라간 봉우리에서 오른쪽으로 꺽어 내려가니 까시덤불들이 빽빽하게 들어차있다.
그럭저럭 헤칠만한 까시들을 뚫고 봉우리를 넘어 남동쪽으로 내려가면 '광산김씨세장비'와 무덤들이 있는 임도가 나오고 소형버스 한대가 올라와있다.
키 큰 산죽들을 뚫고 까시덤불들을 헤치다 보니 그나마 족적은 오른쪽으로 내려가고, 왼쪽으로 벌목되어있는 사면을 힘겹게 오르면 월계리의 전답과 저수지들이 앞에 펼쳐지고 푸른 지붕의 축사가 가깝게 내려다보인다.
202봉을 넘어 뚜렸한 사거리안부인 뱃재로 내려서니 마을에서 개짖는 소리가 가깝게 들려오지만 이후 지옥길같은 밀림이 이어진다.
까시덤불위로 잡목들이 일제히 쓰러져있는 고행의 능선을 통과해 봉우리를 넘으면 왼쪽으로 마을이 지척인 안부가 나오고, 어렵게 동쪽 끝의 봉우리에 올라서니 마을이 내려다보이며 기맥과 나란히 지나가는 흰색 시멘트 소로가 힘든 산객을 유혹한다.
지겹게 이어지는 까시나무들을 뚫으며 흰바위재로 생각되는 안부를 넘고 쌍묘를 지나 능선으로 올라가니 오른쪽으로 넓은 연암저수지와 꾸불꾸불 이어지는 도로가 보이며 먼 곳에서 차소리가 들려와 반가워진다.



▲ 광산김씨세정비


- 선치
칡넝쿨과 청미래넝쿨에 산딸기나무는 기본이고 찔레나무, 두릅나무, 산초나무등 온갖 까시나무와 싸리나무들이 합세한 묵은 산길을 한발 한발 딛으며 어렵게 봉우리를 넘고 커다란 바위 하나가 놓여있는 안부를 지나면 산불이 났었는지 검게 그을린 나무들이 도처에 쓰러져있다.
구덩이가 파여있는 봉을 넘으며 조금씩 길이 좋아지고 오래된 참호들이 파여있는 봉우리를 넘어서니 왼쪽으로 밀재터널로 들어가는 넓은 신도로가 반갑게 시야에 들어온다.
칡넝쿨이 무성한 마지막 봉우리를 넘고 편안한 길따라 10여기가 넘는 가족묘지로 내려가면 곧 22번 구국도가 지나가는 선치(밀재)가 나오는데 밑으로는 밀재터널이 지나갈 것이다.
그래도 예상보다는 일찍 산행을 끝내고 밀재산장옆의 버스정류장에서 잠깐 옷매무새를 정리하고 있으니 금방 광주에서 영광으로 넘어가는 500번 시내버스가 올라온다.
산에 관심이 많은 기사분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영광으로 향하면 차장밖으로는 아침부터 하루종일 지나왔던 기맥의 산봉들이 줄을 이어서 눈앞으로 빠르게 스쳐간다.



▲ 선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