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Ⅰ)

종자산-향로봉-관인봉

킬문 2006. 7. 14. 23:21
2000년 11월 10일 (목요일) 

◆ 산행일정
중2리(08:30)
능선갈림길
472봉
종자산(10:00)
하심재
580봉
재인폭포고개(11:40)
향로봉
군사도로(12:33)
담터고개(13:43)
관인남봉
관인봉
보가산성
중1리(15:38) 

◆ 산행시간
약 7시간 08분 

◆ 후기
새벽 일찍 시계 종소리에 일어나 배낭을 꾸리고 라면을 끓여 아침식사를 한다.
의정부 시외버스터미널로 나가 6시50분 포천행 시외버스에 오르니 다행히 날은 맑은 편이다.
다소 막히는 길을 따라 포천에 도착하고 잠시 기다려 7시45분에 중리를 거쳐 관인으로 가는 71번 첫버스에 오른다.

한적한 시골길을 달리고 한탄강 영로교를 건너서 중2리에 도착해 바로 해뜨는마을 표시석을 따라 종자산을 향한다.
급한 경사로를 20분정도 오르고 마른 폭포옆에 매어놓은 자일을 잡고 오르면 유명한 자연굴터가 나오고 이곳을 통과해 완만한 암릉길을 따라주능선에 이른다.
종자산 정상은 오른쪽 능선으로 이어지지만 570봉을 거쳐 472봉으로 연결되는 왼쪽의 멋진 절벽지대를 그냥 지나칠 수는 없다.

군용전화선이 설치되어있는 왼쪽능선으로 꺽어져 내려가면 곳곳의 바위절벽에서 조망되는 한탄강과 강변마을의 풍경이 한적하다.
개구멍바위를 통과해 570봉에 이르니 바로 밑으로 하산하는 길이 보이고 썩어 넘어진 고목등걸에 흰색자일이 걸쳐져 있다.
가까운 곳에서 대포소리와 기관총소리가 요란하게 들려 이곳이 전방임을 실감케 한다.
내리막 능선길은 계속되고 곧 472봉에 오르면 노송들이 멋지게 자리잡고 있고 지금까지 내려왔던 암봉 절벽들의 깍아지른 옆모습이 잘 보이며 구비치는 한탄강은 그 어느곳보다 뚜렸하게 가까이 와 닿는다.
등산로는 여기까지이고 암릉을 따라 강가의 문암동으로 내려서는 능선이 갈라지는데 여기에도 흰색 보조자일이 걸쳐져 있다.
다시 올라가 출발했던 주능선에 도착하니 왕복으로 약 55분이 소요되었다.
주능선에서 15분정도 오르면 종자산정상(643m)인데 군시설물이 있고 정상목만 서있다.

정상에서 북쪽으로 싸리나무가 우거진 능선길을 타고 몇개의 작은 암봉을 지나서 안부로 내려가면 오른쪽에 하심재로 빠지는 하산로가 나온다.
안부를 통과해 전망이 좋은 높은 봉우리로 올라 더운물에 커피를 타 마시고 휴식을 취한다.
계속 진행하면 군인들이 파놓은 교통호가 보이고 오른쪽으로 표지기가 붙어있는 내리막은 중리저수지로 내려가는 길이지만 지도상으로는 왼쪽으로 향로봉과 연결되는 뚜렸한 능선이 있어서 진행해본다.
아주 희미한 길을 따라 표지기를 붙여가며 약 10분정도 나아가니 이내 길은 끊어지고 10여미터정도의 급한 절벽지대가 나타난다.
무리해서라도 내려갈 까 생각을 하다가 무모한 진행을 포기하고 되돌아서 정상 하산로로 내려간다.
억새밭사이의 길을 따라 내려가 장마에 패여나간 넓은 진흙길을 오랫동안 걸어 내려가면 비포장 임도에 닿는데 왼쪽은 재인폭포 가는 길이고 오른쪽은 바로 중리저수지로 내려가는 길이다.

임도 맞은편으로 향로봉 오르는 길에는 오래된 표지기들이 붙어있다.
가파르고 희미한 등산로를 따라 오르면 산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시끄럽다.
계속 급경사바윗길을 치고 올라가면 바로 향로봉(680m)이다.
정상에서는 발밑으로 중리저수지의 푸른물이 보이고, 지금까지 내려왔던 종자산의 능선들이 확연하며, 북쪽으로는 삼형제봉과 북대봉 그리고 화인봉의 연봉들이 가까이 다가오며는데 동쪽으로는 지장봉과 마주하고 있는 관인봉이 아주 뚜렸하게 보인다.
북대봉에서는 남서쪽으로 713봉과 여러 무명봉들로 이어지는 길다란 능선의 윤곽이 매우 뚜렸하고 봉우리사이에 예각으로 날카롭게 패인 부분들이 있어서 절벽들이 많음을 짐작케한다.
정상에서 북서로 뻗은 호젓하고도 완만한 능선을 따라 내려가면 지장봉계곡에서 서쪽으로 연결되는 넓은 군사도로로 내려서고 맞은편으로는 삼형제봉으로 오르는 급경사 등로가 보인다.

2주일전에는 삼형제봉에서 지장봉과 관인봉을 연결하는 산행을 했었다.
이곳 갈림길에서 삼형제봉으로 오르니 바람이 세차게 불고 눈발이 날리기 시작했다.
북대봉을 지나고부터는 매우 굵은 눈으로 바뀌었고 내리며 쌓이는 흰눈을 맞으며 지장봉을 오르고 산판도로의 끝인 담터고개로 내려가 반대편의 관인봉을 향해 올라갔다.
능선에서 관인북봉을 향하던중 두갈래길을 만나고 그만 그곳에서 방향을 잃어 버렸다.
이쪽 저쪽으로 헤메다가 어디로 갈지 몰라 제자리에 서있는사이에 싸락눈은 스륵 스륵 소리를 내며 계속 쌓이고있었다.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눈발속에서 설상가상으로 나침반도 작동이 않되고 방향감각을 잃어 오던길을 되돌아 하산을 하였다.
산판도로를 따라 터벅 터벅 내려 가던 중 내리던 눈은 진눈깨비로 변하더니 바로 빗줄기로 바뀌었다.
우의를 입고 있었지만 그래도 온통 차가운 겨울비를 맞고 말았다.

오늘은 이곳에서 지장봉계곡의 산판도로로 내려와 담터고개를 향해 올라간다.
중간에 개구리를 잡으려는듯 도로변에 차를 세우고 개울가를 뒤지던 두명의 남자들이 경계의 눈빛을 보낸다.
산판도로를 30분정도 오르면 전에 지장봉에서 내려섰던 담터고개에 이른다.
아무 것도 적혀있지 않은 도로표지판의 표시석에 앉아서 빵과 우유로 점심을 먹고 잠시 휴식을 취한후 바로 관인봉으로 오른다.
눈이 없어 한결 뚜렸한 능선을 타고 오르니 전에 길을 잃었던 곳이 나타나는데 왼쪽은 길이 없는 절벽지대이고 오른쪽은 능선길이 뚜렸이 보이며 아주 오래된 표지기도 붙어 있다.
몇개의 봉우리들을 오르고 울창한 잡목숲을 지나 관인북봉(710m)에 닿는다.
정상에서는 맞은편으로 화인봉과 지장봉의 힘차게 솟은 암봉들이 보이고 북쪽으로는 고대산과 금학산의 정상이 뚜렸하며 남으로는 관인봉을 거쳐 중리로 떨어지는 멋진 암벽이 모습을 드러낸다.
잠시 앉아서 커피를 타 마시지만 물이 식어 별 맛은 없다.
계속 진행을 하여 고만고만한 작은 봉우리들을 통과하면 어김없이 군벙커들이 설치되어 있다.
중간에 간간이 나타나는암봉들을 우회하고 낙엽덮힌 능선길을 지루하게 걸으니관인봉(710m)에 도달하는데 정상은 나무들이 빽빽해 조망이 없고 나뭇가지에 매달린 작은 프라스틱조각에 관인봉이라 표기되어 있다.

관인봉을 거쳐 오른쪽으로 비탈진 암릉길을 통과하면 길은 점차 경사가 심해지며 희미해져서 찾기가 힘들어진다.
드문드문 달려있는 표지기들을 따라 주의해서 내려가니 무너진 산성터에 이르는데 아주 급경사의 내리막길이 이어지며 낙엽이 덮혀있어 굉장히 미끄럽다.
나무등걸과 가지들을 잡고 몇번이나 미끄러지며 내려가면 보가산성터가 나오고 산판도로와 합쳐진다.
도로를 따라 내려가니 중리저수지가 나오고 곧 중1리마을에 닿는다.
버스정류장옆의 지장산식당에 들어가면 주인아주머니가 기억하시며 반갑게 맞아주신다.
이곳 명물인 손두부에 소주 한잔을 마시며 4시에 도착하는 포천행 버스를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