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Ⅰ)

석화성을 휘돌아 (가야산-깃대봉-우두산)

킬문 2006. 7. 22. 12:48
2002년 3월 31일 (일요일) 

◆ 산행일정
해인사(05:09)
가야산(06:31)
두리봉(07:50)
깃대봉(09:45)
안부(10:16)
918봉(10:45)
918봉(12:25)
안부(13:15)
마령(13:42)
작은가야산(14:30)
우두산(15:17)
의상봉(15:48)
장군봉(17:14)
고견사주차장(18:10) 

◆ 산행시간
약 13시간 01분 

◆ 동행인
이한성, 권태진, 광인, 이봉세, KKK, 강환구, 심산, 이사벨라, 바랭이,
조은산, 갈매기등 25인 

◆ 후기
광인님의 주선으로 대구의 이한성님을 비롯하여 26명이 같이 산행하는 전국적인 산행이 이루어졌다.
동대문 하이트타운에서 맥주를 거나하게 마셨지만 봉고에서도 술자리는 이어지고 청주에서 심산님이 합류하며 독한 중국술까지 꺼내 마신다.
잠도 한숨 자지 못하고 해인사 입구에 속속 모이는 산꾼들과 합류해서 컴컴한 새벽에 가야산을 오른다.
권태진님과 먼저 가야산 정상(1430m)에 올라 찬바람을 맞으며 후미를 기다리니 일출이 시작되며 가야산의 고요한 아침이 열린다.

두리봉(1133.4m)까지 낯익 은 길을 가서 아침을 먹고 수도산쪽 방향을 버리고 남쪽으로 들어가니 호젓한 산길에 대구산사람들 표지기가 간간이 보인다.
희미한 산길을 조심하며 가다가 아주 가파른 오르막길을 치고 오르면 깃대봉(1112.9m)인데 대기가 흐릿해서 조망은 별로 좋지 않다.
잠시 쉬고 장자동을 넘나드는 사거리안부로 내려서면 오른쪽은 포장이 되었지만 왼쪽은 아직 비포장이며 여기부터 마산장수산악회의 표지기들이 촘촘히 걸려있다.
918봉에서 몇명이 막걸리와 더덕주를 마시며 쉬고는 표지기를 보며 생각없이 능선을 따르다가 그만 마을까지 내려가는 잘못을 저지르고 말았다.
마을에서 오른쪽으로 도망가는 능선을 보고 되돌아왔지만 잘못된 표지기와 안이한 마음에 1시간 이상을 알바를 한 셈이다.

918봉에서 남서쪽으로 갈라지는 능선을 찾아 내려가면 지능선이 많이 갈라지며 잡목숲과 관목들이 울창해서 독도하기가 힘들다.
방향만 잡고 길 같지 않은 곳을 여러번 통과하니 마령이 나오고 해인사 내려가는 길이 보인다.
조금 위쪽의 정자에서 후미를 기다리다 출발하는데 단풍님은 술이 과했는지 한숨 자고간다고 드러 눕는다.
단지봉 갈림길을 지나면 오른쪽으로 남산제일봉의 암봉들이 그림처럼 보인다.
관목을 헤치고 오르니 여름처럼 더운 날씨에 땀도 많이 흐르고 지쳐서 간식을 먹으며 충분히 휴식을 취한다.
작은가야산에 오르면 사방이 훤히 트여서 가야산의 석화성이 감탄사를 불러 일으키고 의상봉과 장군봉 그리고 비계산으로 이어지는 암봉들 역시 멋있게 보인다.

날카로운 암릉들을 통과하고 로프를 잡고 우두산(1046m)에 오르니 이제 의상봉은 지척이다.
거의 수직의 철제계단을 올라서 험준한 암봉을 통과하면 의상봉인데 역시 조망이 훤히 트이고 비계산에서 우두산으로 이어지는 울퉁불퉁한 암봉들은 얼른 가보고 싶은 욕망을 불러 일으킨다.
의상봉에서 장군봉까지는 2.9km 인데 험한 암봉을 4개나 넘고도 장군봉은 아직 저 멀리에 보인다.
높은산님과 암봉들을 우회하며 암릉들을 넘고 한동안 오르니 드디어 장군봉인데 바위에 앉으면 가조일대가 비행기에서 내려다 보듯 훤하게 보이고 보해산과 금귀산이 가깝다.
기념사진들을 한장씩 찍고 하산을 서두른다.

장군봉에서 계속 진행해 장군암을 거쳐 용산까지는 3.9km이지만 시간도 부족해 다른 사람들이 기다리는 고견사쪽으로 내려가야 한다.
장군재까지 내려가 표지기들을 보며 완만한 계곡 길을 내려가 곧 고견사 주차장에 도달한다.
먼저 내려와 막걸리를 마시던 사람들과 가조로 나와 허름한 순대국집에서 뒤풀이를 갖는다.
대구의 이한성님에게 조만간 수도산에서 금귀산까지 종주한다고 하니 선뜻 자기가 동행해 주겠노라고 고마운 말씀을 하신다.
오늘 처음으로 보는 전국의 많은 산꾼들에게 산사람의 우정을 느끼고 평소에 잡기 힘든 가야산의 좋은 코스를 종주한 의미있는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