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ⅶ)

겨울비를 맞으며 그녀를 생각했네 (소래산-성주산-관모산-상아산)

킬문 2016. 12. 23. 12:42

2016년 12월 22일 (목요일)

◈ 산행경로
소사역
내원사(11:00)
소래산(11:28)
소래터널
철조망삼거리(12:33)
성주산(12:51)
와우고개(13:16)
거마산(13:26)
능선갈림길(13:42)
돌탑(14:04)
외곽순환고속도로
인천대공원(14:25)
관모산(14:50-15:22)
상아산(15:38)
대공원정문(16:04)
송내역

◈ 도상거리
약 11km

◈ 산행시간
5시간 04분

◈ 후기

집에서 고민을 하다가 낮에는 비가 그친다는 예보를 믿고 1호선 소사역에서 내려 1번 출구로 나와 1번 마을버스를 타고 내원사 앞에서 내린다.
부슬부슬 내리는 겨울비를 심란하게 바라보며 내원사에서 잘 정비된 산책로를 만나 가파른 통나무계단들을 타고 멋진 돌탑과 헬기장을 지나 소래산(299.7m)으로 올라가면 넓은 공터에 정상석이 3개나 있고 큰 삼각점(안양403/1994재설)이 반겨준다.
자욱한 안개로 오리무중인 정상에서 거센 바람에 몸을 떨며 뒤늦게 젖은 몸에 방풍우의를 차려입고 추위를 떨치려 왔다 갔다 하는, 막걸리 파는 아주머니를 안쓰럽게 바라보며 성주산으로 향한다.
바위지대를 지나고 밧줄들이 쳐져있는 미끄러운 진흙길을 엉거주춤 힘겹게 내려가 여기저기 갈라지는 산책로들을 보며 무심코 쉼터가 있는 소래터널 입구까지 잘못 갔다가 되돌아온다.
큰 송전탑에서 성주산 쪽을 반대인 소래산 방향으로 적어놓은 엉터리 이정판이 서있는 안부로 내려가 군부대 철조망이 쳐져있는 삼거리로 올라 끊이지 않고 내리는 비를 원망하며 물 흙탕길을 따라간다.
어언 10년도 넘어 한남정맥의 성주산(x216.5m)에 올라 빈 정자에 앉아서 독한 마가목주 한 컵과 초콜릿으로 떨리는 몸을 달래고는 옛 기억을 떠올리며 철조망 따라 군부대 정문이 있는 와우고개로 떨어져 내려간다.
'두근두근 설레는 길'이란 재미있는 이정표를 보며 거마산 정상판이 서있는 봉우리를 넘고 빗속에 207.3봉의 삼각점을 찾아 볼 생각도 못하며 정맥과 헤어져 남쪽으로 내려간다.



▲ 소래산 들머리



▲ 내원사



▲ 돌탑



▲ 소래산 정상



▲ 소래산 정상석



▲ 소래터널



▲ 성주산 정상



▲ 성주산 정상



▲ 거마산 정상판



군부대 안에 있을 거마산(x210.3m) 정상을 가늠하며 인천대공원 삼거리에서 잠시 헤메이다 남서쪽으로 방향을 잡아 적막한 길 따라 군 삼각점과 돌탑 한기가 놓여있는 봉우리를 넘는다.
군 훈련장을 이리저리 관통해 부들부들 정신없이 떨려오는 몸을 간신히 지탱하며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를 굴다리로 건너고 철망을 잠시 따라가 반갑게도 인천대공원과 만난다.
바로 앞 화장실에 들어가 젖은 옷들을 갈아입고 우비도 새 것으로 바꾼 뒤 마가목주를 마시며 과자를 먹고 있으니 들어오던 사람이 힐끔힐끔 쳐다봐 민망해진다.
겨울비가 그치지 않고 떨어져 비루고개로 올라 철마산과 만월산을 지나 한남정맥의 마루금을 해 질 때까지 길게 타보려던 생각을 접고 대공원 순례 길로 대신 하기로 한다.
축축하게 젖어있는 호수를 빙 돌아가다 대강 방향만 맞추고 잡목들을 헤치며 가깝게 보이던 관모산(x160.8m)으로 올라가니 전망대 데크에 정자까지 서있고 앙증맞은 정상석이 반겨준다.
찬 비를 맞으며 바로 앞에 서있는 소래산과 한남정맥의 산줄기들을 바라보다 나무계단들을 타고 안부로 내려가 조류인플루엔자로 통행이 금지된 동물원 길들을 보며 멀지않은 상아산(x150.8m)으로 올라가면 메마른 공터에 작은 정상석 하나만이 놓여있다.
삼거리로 돌아와 한갓진 산책로들을 지나서 온몸에 묻은 흙을 털어내고는 드넓은 인천대공원을 빠져나와 송내역에서 다시 젖은 상의를 갈아입고 뒤늦게 후회를 해가며 일찌감치 집으로 돌아온다.



▲ 군삼각점봉



▲ 공원 호수



▲ 소래산과 관모산



▲ 관모산 정상



▲ 관모산에서 바라본 소래산



▲ 한남정맥



▲ 비루고개와 한남정맥



▲ 상아산 정상



▲ 대공원 입구